여행/다카마쓰

[다카마쓰 2박 3일 자유여행] 우동 일정: 우동만 먹고 돌아다니기!

리벨로 2020. 2. 1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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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카마쓰

 

다카마쓰[高松], 다카마츠 혹은 타카마츠는 일본 시코쿠 카가와현의 현청이 위치한 도시이다. 카가와현은 우동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오죽하면 일본에서는 카가와현을 우동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수백개나 되는 우동 가게에, 우동 버스, 우동 택시, 우동 학교까지 있을 정도니 우동현으로 부르는 것이 크게 이상하지는 않다.

 

우동으로 유명한 도시라서 다카마쓰 2박 3일 자유여행의 컨셉을 정하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당연히, 무조건, 어쩔 수 없이 '우동 순례' 다.

 

 

 

 

 

 

 

# 2 메리켄야 다카마쓰 역전점(めりけんや 高松駅前店)

 

다카마쓰 공항에서 만든 우동 패스포트를 들고 첫 번째로 방문한 우동 가게는 다카마쓰 역 바로 앞에 위치한 '메리켄야 다카마쓰 역전점(めりけんや 高松駅前店)'이다. 점심 시간 조금 전에 갔더니 대기줄이 길지 않아 금방 주문할 수 있었다. 나올 때는 대기하는 사람이 가게 밖까지 줄지어 서있었다.

 

다카마쓰에서 먹고 싶은 우동의 종류는 많았지만 사누키 우동의 고장인 카가와현에서 처음 먹는 우동은 가장 기본적인 우동으로 먹고 싶었다. 사누키 우동의 면발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가케 우동과 가라아게 1개를 추가했다.

 

튀김과 파 토핑을 살짝 얹은 가케 우동은 조금은 소박한 모습이지만 다른 첨가물이 없어 사누키 우동의 면을 제대로 맛 볼 수 있었다. 보기에는 농심 生生우동과 큰 차이 없어보였지만 면을 한입 먹는 순간 느껴지는 탄력에서 '아 이게 사누키 우동이구나'하고 깨달았다.

 

小자 가케 우동은 양이 다소 적게 느껴질 수 있으나 아직 갈 수 있는 우동 가게는 많이 남았기에 여기서 멈추고 붓쇼잔 온천으로 이동했다.

 

 

 

 

 

 

 

# 3 붓쇼잔 미야타케 제면소(宮武製麺所)

 

두 번째로 방문한 가게는 붓쇼잔 역 근처에 있는 '붓쇼잔 미야타케 제면소(宮武製麺所)'이다. 붓쇼잔 온천에 몸을 담그고 난 후라 노곤해진 몸을 이끌고 어딘가 허름해보이는 우동 가게로 들어갔다. 외관은 허름하지만 가게 주인은 왠지 고수일 것 같은 그런 분위기를 풍기는 가게였다.

 

다카마쓰 여행 당시에는 가게 이름도 모른 채 가게에 들어갔다. 한국에 돌아와서 구글 지도를 찾아본 후 그제야 가게 이름이 미야타케 제면소라는 사실을 알았다.

 

가게 안에는 아주머니 한 분이 우동을 만들고 계셨다. 외국인이 많이 찾아오는 가게는 아니라 그런지 한국어 메뉴나 영어 메뉴는 없고 일본어로 된 메뉴만 있었다. 구글 번역기를 찾아가며 우동 두 그릇을 주문했다.

 

일 년이나 지나 어떤 우동을 먹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먹으면서 ‘역시 다카마쓰의 우동면은 다르구나’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게 이름부터 제면소니까 면이 맛있을 수밖에 없었다.

 

 

 

 

 

 

 

# 4 바카이치다이(バカ一代)

 

다카마쓰에 도착한 지 하루도 안돼서 벌써 가케 우동을 두 그릇이나 먹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우동을 먹으러 붓쇼잔에서 다시 가와라마치역으로 돌아왔다. 가와라마치역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하는 바카이치다이에는 가마버터우동을 판다. 버터와 날계란을 비벼먹는 가마버터우동은 언뜻 보기에는 느끼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 까르보나라 맛 우동에 가깝다. 사이드 튀김으로는 반숙계란튀김을 추가했다.

 

바카이치다이는 일본 유명인들도 많이 왔다갔는지 가게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인이 있는 액자가 걸려있었다. 우동으로 유명한 다카마쓰에서도 가마버터우동은 더욱 특별한 우동인가보다.

 

 

 

 

 

 

 

# 5 쇼도시마 페리 우동

 

다카마쓰에서 쇼도시마 올리브 공원을 가기 위해서는 1시간 정도 페리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우동현에서는 페리에서도 우동을 판다. 키츠네 우동(유부 우동)과 와카토로 우동(미역 우동) 두 가지가 있다.

 

400엔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별로인 우동이지만 페리 안에서 쇼도시마로 향하는 풍경을 보며 우동을 먹는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우동을 먹을 생각이 없었을지라도 다른 승객들이 주문한 우동의 냄새를 맡는다면…

 

 

 

 

 

 

 

# 6 고토히라 곤피라 우동(こんぴら うどん)

 

오전에는 페리를 타고 쇼도시마를 대충 훑어보고 바로 고토히라로 이동했다. 산 중턱에 있는 고토히라 궁에 오르기 전에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가는 길에 보이는 곤피라 우동 집으로 들어갔다.

 

가케 우동은 충분히 먹어봤기 때문에 진한 육수로 만든 우동을 먹어보고 싶어졌다. 정확한 메뉴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세트 메뉴인지 추천메뉴인지를 골랐던 것 같다. 가격은 지금까지 먹은 우동 중에 제일 비싼 편이지만 그만큼 많은 토핑이 들어있는 우동이었다. 진한 우동 국물을 마시고 열심히 고토히라 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다.

 

 

 

 

 

 

 

# 7 곤피라 우동 라이온 도오리(こんぴらうどん ライオン通)

 

저녁은 다시 다카마쓰 시내로 돌아와서 먹었다. 다카마쓰로 여행을 오기 전에 배틀트립 다카마쓰 편을 봤는데, 이용진, 양세찬이 먹었던 이 가게에서 샤부샤부 우동과 파우동(네기우동)을 먹고 만점을 줬다.

 

가게가 구석에 있어서 구글 지도를 보면서도 찾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배틀트립에서 본 샤브샤브 우동과 파우동을 주문했다. 샤브샤브 우동은 어느정도 맛이 예상이 됐는데, 파우동은 어떤 맛일지 궁금했다. 샤브샤브 우동은 가고시마에서 먹었던 흑돼지 샤브샤브가 생각나는 맛이었다.

 

파우동은 유자향이 향긋하게 나는 맑은 우동이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유자향이 깔끔했다. 의외로 파와 유자향이 우동과 잘 어울렸다. 다카마쓰에서 2박3일 동안 먹은 다른 우동들은 한국에서도 먹어볼 수 있을 것 같은 종류였지만 파우동은 이곳 다카마쓰에서만 먹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 8 리쓰린 후키아게테이 쿠리바야시칸(?)(吹上亭栗林館)

 

리쓰린 공원을 둘러본 후 입구에서 대각선으로 바로 보이는 곳에 우동 가게가 보여서 들어갔다. 사진이 붙어 있는 메뉴판 덕분에 일본어를 몰라도 주문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사실 우동 투어의 마지막 날이 되니 우동, 카케 정도는 읽을 수 있었다.

 

따뜻한 카레 우동 하나와 시원한 붓카케 우동 하나를 시켰다. 붓카케 우동에는 조그만 유부초밥도 함께 나왔다. 이로써 다카마쓰의 웬만한 종류의 우동은 다 먹어본 것 같다. 가게에는 사장님이 직접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 공예품들이 있었다. 젓가락 받침으로 사용하는 동물도 작고 귀여웠다.

 

 

 

 

 

 

 

# 9 다카마쓰를 떠나며

 

일 년이나 지난 상황에서 리뷰를 쓰느라 먹었던 메뉴의 이름도, 가격도, 맛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여러 우동을 비교해서 리뷰를 쓰려고 여행 당시에는 이 가게 저 가게 비교하면서 먹었었는데 기록할 수 없어서 아쉽다.

 

한 끼를 제외하고는 2박 3일간 7 곳의 장소에서 약 열 종류의 우동을 먹었다. 다카마쓰 자유여행 일정을 계획하면서 여행 내내 우동만 먹으면 질리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다. 막상 먹어보니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고 깔끔한 우동이 많아서 전혀 질리지 않았다. 다카마쓰의 웬만한 우동들은 가격도 저렴하고 小자 메뉴도 있어서 대식가들은 하루에 4~5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동이 먹고 싶다면 다카마쓰 여행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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