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 수트, 정장, 양복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최근에는 수트(Suit)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쓰는 것 같다. 정장이나 양복이라고 부르면 어딘지 아빠옷이라는 느낌이 들고, 슈트나 수트라고 부르면 세련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예전에는 직장인이라고 하면 무조건 정장을 입는 모습을 떠올렸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자유로운 모습이 떠오른다. 셔츠나 정장이 아닌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출근하는 직장인도 많이 보인다. 내가 다니는 회사도 단정하기만 하면 굳이 출퇴근 복장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에는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수트를 입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마치 예비군 훈련에서 상의를 넣어 입으라고 하면 빼고 싶고, 빼라고 하면 넣고 싶은 그런 마음일까.
아무튼 수트를 입고 출근을 하려는데 옷장을 열어보니 일년에 한 두 번 있는 경조사 때 입는 정장밖에 없다. 원래도 일년에 한두번밖에 입지 않아 어색한 옷인데,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경조사에 참석하는 일이 더 줄어서 거의 1년만에 입어본 듯하다.
수트를 입고 출근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직장인들의 출퇴근 수트 패션을 검색해보는데 내 옷과는 전혀 느낌이 다르다. 앞에서 말한 느낌으로 표현하자면 내 옷은 수트가 아니라 정장이다. 일본에 여행갔을 때 출근시간에 만난 일본인 직장인 느낌, 또는 누가봐도 결혼식 하객의 느낌이다. 다 같은 수트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다른 점이 너무나도 많다.
인터넷에서 수트에 대해 이것저것 검색해보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슈트, 남자의 미래를 바꾸다』. 책 제목처럼 미래를 바꾸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디가서 아빠 양복 꺼내입었냐는 이야기는 피하고자 근처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이 책을 쓴 사람은 김세현 스타일리스트다. KBS 보도본부에서 20년 넘게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면서 여러 앵커와 기자들의 슈트를 책임지고 있다. 200쪽 정도의 책이고 중간의 그림이나 사진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그림이나 사진 없이 글로만 설명된 부분도 적지 않아서 인터넷에서 하나씩 이미지를 찾으면서 읽었다. 전체적으로 글자도 많지 않고 내용도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정도의 내용들이라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 먼저 슈트의 기본과 원칙을 익히고, 자신감이 생긴 다음에 취향과 개성을 살려도 늦지 않습니다. 탄탄한 전통과 기본 위에 개성까지 더해진다면, 당신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멋진 남자로 거듭날 것입니다. ” 6p.
수트를 입을때는 지켜야 할 조건들이 많다. 최근에는 수트라도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입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꼭 이렇게 까지 규칙들을 다 지켜서 입어야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저자는 슈트의 매력은 엄격하게 지킨 격식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먼저 슈트의 기본과 원칙을 입히고 자신감이 생긴 다음에 취향과 개성을 살려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옷장 속의 수트를 어쩌다 한번씩 꺼내서 입어보면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다. 아마도 나만의 스타일이 자리잡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저자는 스타일은 몇 날 며칠의 짧은 시간 안에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값비싼 옷을 산다고, 스타일리스트 같은 전문가를 만난다고 해도 스타일은 바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스타일은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변화가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 스타일이란 오랜 시간 차곡차곡 조금씩 변화가 쌓여가는 전체적인 과정의 산물이다. ” 23 p.
수트의 기본인 수트, 셔츠, 넥타이, 구두뿐만 아니라 양말, 머플러, 코트, 안경, 가방 등 수트를 위한 액세서리들도 설명해주고 있다. 책을 보면서 겨울에는 머플러와 코트도 입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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